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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   Venice 2

베네치아 - 3

by 두부자르르 2023. 8. 20.

부라노 섬에 도착!
아주 작은 섬이라 그런지 여유롭게 걸어도 한두 시간이면 웬만큼 다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착장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 섬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동화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본섬과는 또 다른 매력...

운좋게 날도 맑았다

건물들의 비비드한 색이 쨍한 햇빛을 받아 더욱 선명했다.

4년 전에 기념사진 찍었던 다리에 다시 서봤다

아주 좁은 수로와 아기자기한 건물들 사이에 놓인 다리도 작아서 건널 때마다 미니어처 마을에 방문한 기분이었다.

다시 봐도 색이 정말 예쁘다

하지만 그 건물들에 실제 거주민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구경을 하더라도 조금 조심스럽게 하고 왔다.
나 같아도 매일 관광객들이 찾아와 집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거나 우리 집 창문 쪽으로 사진을 마구 찍는다 생각하면 너무 불편하기에...

사진으로 보니 더욱 동화같다

우린 이 섬에 그리 오래 머물 계획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근처 식당을 찾아봤다.
관광지여서 그런가... 평범한 가격대의 가게 대부분이 평이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그나마 후기도 많고 별점도 높은 식당 하나를 찾아 금방 걸어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미 풀부킹 되어있다는 직원의 말...
 
결국 우린 포기하고 근처 테라스에 자리가 비어보이는 근처의 아무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들어가자마자 너무나 친절한 직원들...
메뉴판을 보니 이해가 갔다.

우린 파스타, 새우튀김과 생선을 주문했다

그만한 값을 충분히 했느냐 하면...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맛있게 잘 먹었다.
특히 저 초라한 비주얼의 새우튀김이 예상을 깨고 맛 1 등을 차지함

생선은 직원분이 직접 뼈를 발라주셨다

서비스가 참 좋았던 레스토랑.
속으로 뜨악했던 가격만 빼면 나름 시원한 그늘에서 잘 쉬다 온 듯...
 
식사를 마치고 한 직원이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이 식당을 방문에 사인을 남겨놓은 것을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가수 빅뱅도 왔었다고...ㅋㅋㅋ

아니 저 아저씨는

식사를 마치고 걷는 중 들리는 음악소리
 
알고 보니 부라노에 들어오는 배에서 옆 자리에 내내 고개를 숙이고 타던 할아버지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티스트였군요 할아버지..

그리고 잠깐 바닷가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이젠 무라노 섬으로

운 좋게 배 대기 1열에 서서 다들 탐내는 야외 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다시 30분 정도를 달려 무라노 섬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을 찾으며 많이 헤맸다

확실히 부라노보다는 큰 섬이라는게 느껴졌다.
정류장에 내려 일단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우리도 따라 걸었다.

화장실 문제 해결 겸 잠깐 쉬기위해 들른 카페

일하는 아저씨가 굉장히 의욕이 없어 보이는 게 인상적이었다.
햇빛이 뜨거워 슬러시를 시켰는데
딱 옛날에 많이 먹던 추억의 그 맛이었다.

그래도 나름 테라스라고 수로 뷰

무라노는 유리 공예로 유명한 섬이다.
4년 전 친구들과 왔을 땐 한 가게 건너 다른 가게 식으로 거의 모두 둘러보느라 정신없었는데....
이번엔 아무래도 이런 것에 크게 관심 없는 부모님과 함께 하다 보니 빠르게 스킵했다.

 

그 와중에 눈에 띄던 문어와 새들은 찍었다.
금방 도착한 다른 정류장


 

유리 공예 가게들이 즐비한 메인 길은 길지 않아서 우린 그 거리를 쭉 걸어보고 다시 본 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번엔 좀 작은 배를 탔다.

배 타는 건 재밌어

무라노에서 본섬까지는 가까워 금방 도착했다.
 
내린 정류장은 관광객이 적은 골목 가라 아주 한적했다.

걷다가 귀여운 고양이도 보고

그 조용한 골목을 좀 걷다가 시내 쪽으로 가기 위해 근처 정류장 쪽으로 향헀다.

본섬 내에서 배를 탄 건 이번 여행 처음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내 대중교통이 배라는 건 참 특별하다.

곤돌라 사공의 귀여운 유니폼
코스 중 포함되어 있던 리알토 다리 아래 지나가기

그렇게 리알토 다리 근처에서 내려 하루 마지막 코스였던 곤돌라를 타기 위해 대충 검색을 해봤다.
사실 그전에도 베네치아 본 섬을 걸어 다니며 여기저기서 곤돌라 가격표를 자주 봤었다.
흥정에 워낙 약해서 정찰제에 마음이 놓였다.
 
구글맵으로 곤돌라 정류장을 찾아보다가 마땅해 보이는 곳을 하나 정했다.

이미 몇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미리 결제를 하는 건지, 타고나서 하는 건지, 시스템을 아예 몰랐던 우린 근처 인원을 통솔하는 직원 아저씨에게 물어봤는데 현금만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근처 ATM으로 가서 유일하게 유로 현금 카드가 있던 내가 인출을 하려 했는데...
 
지갑에서 보이지 않는 내 카드...?
이게 뭔 일인가... 또 소매치기인가 (로마 편 참고) 싶어서 심장이 뛰었다.
두 번이나 겪은 우리 일행들은 차분하게 날 안심시키며 일단 집으로 돌아가자고 해주었다...
 
 
그리고 어처구니없게 캐리어 수납칸 위에 떡하니 놓여 있던 내 카드...
중간에 지갑을 바꾸며 그 카드 한 장만 내가 빼놓았던 것이다.
내 원망스러운 기억력

한 번 놀란 가슴 김치찌개로 달래기

이날 저녁은 종갓집 포기김치로 남자친구 어머니가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해주셨다.
허겁지겁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그리고 다음날.
우린 둘둘 찢어져 저녁 먹기 전까지 자유롭게 둘러보고 오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것이 많았던 악세사리 가게

그중에서 최대한 얌전해 보이는 반지를 하나 구매했다.

수로 건너편에서 보는 중앙역

Ponte degli Scalzi 다리도 건너보고

무작정 골목을 걸었다

그러다 카페 테라스에 앉아 여유롭게 쉬고 싶어 근처 괜찮아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커피... 쓰다 써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고 다시 집으로 컴백

솔의 눈 맛이 나던 아이스크림

집에서 간단히 요기도 채운 후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날은 곤돌라를 타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집 앞 은행에서 돈도 뽑아놨다.

항상 줄이 서있던 걸 보고 궁금하긴 했다.

가는 길에 호기심에 못 이겨 항상 바글바글하던 Suso라는 젤라또 집에 들렀다.
역시 남자친구를 위한 과일맛 하나와 나를 위한 진득한 피스타치오.
피스타치오가 정말 정말 진하고 맛있었다.

조금 헤맨 뒤 찾아온 어제 그 곤돌라 정류장
 
사람이 꽤 많아 30분 넘게 대기해야 했다.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곤돌라 탑승

리알토 다리까지 다녀오는 루트였다.
남자친구네 아버지가 원하던 탄식의 다리 코스는 아니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그러려면 광장 근처에서 탔어야 했나 보다.

그래도 아름다워 아쉬움을 잊게 만든 풍경

우리 운전사는 비교적 젊은 과묵한 청년이었다.
타면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고 말도 거는 아저씨를 기대해서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좁은 수로에서 부딪히지 않고 능숙하게 운전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벽을 발로 차가며 방향을 전환하는 게 정말 전문가의 폼...

강물 맛도 봄

하나 걸리는 건 우리가 가는 코스마다 그 다리 위에 나타난 어떤 아저씨.
곤돌라가 지나가는 다리를 다 알고 있는지, 타이밍에 맞춰 나타나서 우리가 들어간 사진? 영상을 계속 찍어댔다.
두 번째까지는 우연이겠거니 했는데, 
끝까지 나타나던 그 남자... 
무서웠다.
 
 
여튼 생각보다 짧은 곤돌라 탑승을 마치고 예약해 둔 식당으로 바쁘게 발을 옮겼다.
촉박했던 시간...
반년치 활동 에너지를 끌어다 역대급으로 빠르게 걸었다.
터질 것 같던 허벅지

무사 도착~

 
Trattoria Bar Pontini
+39 041 714123
https://maps.app.goo.gl/2HNGiBaECpTuRUud7?g_st=ic
 
이 식당은 4년 전 친구들과도 와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갔던 곳.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두었다
저녁시간엔 웬만하면 줄이 있는 곳.
친구들과도 30분 정도 웨이팅을 해야 했다.
 

전에 먹어봤던 해산물 파스타, 발사믹 스테이크와 처음 시도하는 라자냐

막 와 너무너무너무 맛있다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저 처음 먹어본 생선라자냐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바쁘게 돌아가는 식당에서 우리 식사를 신경 써주던 한 직원이 있었다.
연예인 김호영을 떠오르게 하는 섬세한 제스처의 한 중년 남자 직원.
남자친구에게 살갑게 말을 계속 거는 것이 너무 웃겼다.
 
처음엔 식사 후 디저트 생각이 없다니 시무룩해하다가 나중에 티라미수를 주문하자 손가락을 튕기던 그분...
잊을 수 없을 듯

양이 많아서 또 놀람

넷이서 먹는데도 부족함이 없었다.

기가막힌 노을 풍경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딱 좋은 타이밍.
걷기 너무 좋은 때였다.
 
결국 나와 남자친구는 둘이 마지막 베네치아 밤 산책을 좀 더 하기로 했다.

손님을 태운채 음료를 건네 받는 사공

 

산마르코 대성당을 지나 바닷가 쪽으로 갔다.
 
 
남자친구가 따로 나를 찍어주던 중 그런 우릴 흐뭇하게 보던 한 아저씨가 '너네 찍어줄까?' 먼저 제안을 해왔다.
순간 당황한 남자친구는 거절을 했고,
바로 너무나 시무룩해지는 아저씨의 표정을 보고 일말의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참 걸으면서 계속 신경 쓰여하는 남자친구가 웃겼다.

바닷가를 따라 다리도 건너며 여유롭게 거닐었다.
다리 위에서 셀카를 찍던 우리를 보고 사진을 찍어준 고마운 중년 커플...
 
외국인에게 사진을 맡기면 결과물은 기대하지 않기
 
 

그리고 짧은 즉흥 밤산책의 목적지에 도착

Church of the Pietà - Saint Mary of the Visitation
+39 041 522 2171
 https://maps.goo.gl/bpgGwcgDmpMtWg1s9?g_st=ic
 
비발디가 일했던 고아원 자리에 지어진 교회라고 남자친구가 꼭 가보고 싶어 했던 곳이다.
문은 당연히 닫혀 있었지만 그 앞 계단에 앉아 감회에 젖던 그...
같이 이어폰 꽂아 노래도 듣고 오랫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아름다운 밤바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이탈리아에서 이런 과감한 이름의 가게가

광장에서 발견한 바 이름보고 한 번 빵 터지고

베네치아는 또 가고 싶다

그렇게 최대한 느릿느릿하게 걸으며
베네치아에서의 여행도 우리 나름대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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