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사과가 얇게 들어간 샌드위치가 정말 맛있었다.
아침 식사후 곧바로 무더위 관광을 시작한 우리.
이날은 전날 갔던 콜로세움 근처에 있는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에 가기로 했다.
사실 어제 갔다면 동선도 편하고 금방이었겠지만 40도가 넘는 찜통날씨에 거기까지 오를 생각을 하니 끔찍해서 과감히 다음날로 미뤘다.
이날도 무진장 더웠다.
나오자마자 쭉쭉 깎이는 HP
결론적으로 일정을 이렇게 두 번으로 나눈 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이 개선문을 기준으로 왼쪽으로는 팔라티노 언덕, 오른쪽으론 포로로마노가 있다.
우린 대세를 따라 왼쪽으로 올랐다.
곳곳 흔적만 간신히 남은 휑한 유적지를 거니는 기분이 이상했다.
내려다보자 아래 넓게 보였던 공간
그 근처에 있던 박물관에 일단 남자친구와 들어가보기로 했다.
우린 우리가 갖고 있는 티켓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였는데 다행히 박물관 입장까지 포함한 것이었다.
뜨거운 공기에 눌려 힘없이 쳐져서 돌아다니다가 박물관의 에어컨 바람을 쐬니 주유소 풍선에 바람을 넣은 것처럼 금방 살아났다.
박물관 크기가 크지 않아 여유롭게 둘러보았다.
아주 쾌적했던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남친 부모님과 합류했다.
생각해 보니 더위 때문에 더 이상 특별한 관광은 못하고 돌아왔다...
어디든 잘 걸려 있는 것이 울퉁불퉁한 돌에도 잘 붙어 있는 따개비들 같다.
1 스케줄 뒤에 무조건 에어컨 바람 쐬며 쉬어주기
숙소로 돌아갔다.
꿀같은 휴식을 좀 취한 뒤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피자집으로 향했다.
내가 로마에 도착하기 전부터 여행 중이던 남자친구와 그 부모님은 이미 가본 곳이었다.
남자 친구 어머니가 숙소에서 휴식을 더 취하실 동안 간단한 점식 타임을 가졌다.
우리가 방문한 곳의 이름은 Pizzium.
알고 보니 체인점 피자가게였다.
우린 피자, 바질 소스 라자냐, 샐러드 이렇게 세 메뉴를 주문했다.
피자엔 넓적한 가지와 촉촉한 토마토소스가 가득했다.
건강한 맛이 나면서도 꽤 중독적이었다.
라자냐도 맛있었다.
이태리에서의 첫 티라미수.
대충 퍼올려 접시에 담은 듯한 모습에서 진짜의 느낌이 난다...
나름대로 긴 코스요리를 야무지게 모두 챙겨먹고 나왔다.
여행은 원래 걷고 먹고 걷고 먹고
다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쥐죽은듯 낮잠을 자고 다시 저녁을 챙겨 먹었다.
거의 매일 남자 친구 부모님께서 요리를 직접 해주셨는데, 한국 음식을 자주 못 먹는 우리를 위해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해주셨다.
이날 제육볶음도 너무 맛있게 먹었다.
있는 내내 푹푹 찌던 로마에서 그나마 저녁에 온도가 조금 내려간 날이었다.
낮에 땀을 한가득 흘리고 에어컨 빵빵한 숙소에서 실컷 쉬고 슬슬 주변 산책을 나갔다.
해가 질랑 말랑 하는 때에 보게 된 트레비 분수.
작은 골목에서 나오자마자 엄청난 스케일의 조각들이 분수 너머 펼쳐졌다.
그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우리도 슬금슬금 틈을 비집고 들어가 꽤 앞까지 다가가서 사진도 찍고 금방 돌아섰다.
스페인 광장 근처로 가니 굉장히 높은기둥이 또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성모의 원주(Colonna dell'Immacolata)를 지나 광장 안 쪽으로 들어가니
로마 숙소에 있던 여행책자에 나온 바르카치아 분수가 보였다.
우리도 그 앞에서 이런저런 각도와 포즈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슬슬 집으로 돌아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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