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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록/✔︎   Kalbe

칼베 - 1

by 두부자르르 2023. 3. 1.

독일 속 아주 작은 도시 칼베!
그곳으로 장학금을 받아 International Wintercampus에 참여하게 되었다.
공고 메일을 보기 전에는 존재도 몰랐던 이 도시...
합격 소식을 받고 난 후 런던에서 노느라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독일에 돌아와 급하게 3일전부터 여행 계획을 세웠다.
일단 교통편 알아보기.

DB앱을 켜 마인츠에서 Künstlerstadt Kalbe까지 경로를 검색하니 적어도 세 번은 갈아타야 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적어도 세, 네 번을 갈아타 여섯 시간을 가야 하는 긴 여행...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거진 100유로 되는 이상한 기차표를 구매 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내 작업 몇가지와 재료도 들고 가야 했기에 짐이 상당했다.
와이파이도 없는 오래된 건물에서 머무는 만큼 난방도 믿음직스럽지 못해서 겨울옷도 충분히 챙겨야 했고...
 
짐 싸는데만 시간이 한참 걸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와중에 가져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라면

그렇게 출발 당일날 짐을 바리바리 들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초반부터 내 착각으로 기차를 잘못타는 바람에 꼭 타야하는 ICE를 놓칠 뻔 했다.
내가 타야 할 기차가 서야 할 시간에 온 어떤 다른 기차를 타버린 것.
독일 기차에 연착은 필수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다행히 돌아돌아가서 플랫폼을 빠르게 뛰어가 서있던 기차를 겨우 탔다.

그렇게 시작된 볼프스부르크까지의 긴 이동

이체를 탄 후 3시간 정도를 달렸다.
자리 예약 없이 무작정 탔지만 캐리어 보관하는 곳 근처에 빈자리가 몇 있어 그곳에 앉아 갔다.
 
테이블 자리에 앉아 갔는데,
건너편에 처음으로 나랑 같은 브랜드의 백팩을 메고 있던 여자 애를 봤고 그 아이가 떠난 후 한 이상한 할아버지가 앉았다.

본인 발을 복도쪽에 내놓고 앉아선 그 위로 캐리어 바퀴가 지나갔다고 이미 지나간 사람 등 뒤에 대고 '미안하단 말도 않고 가다니 당케!!!!!당케쉔!!!!' 소리를 지르고선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을 막 하더라...
그래서 완전 정신 나간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외의 사람들에겐 친절하게 대하고, 청소원에게 쓰레기도 쓰레기통에서 직접 모두 꺼내 전해주고 내가 먼저 내리자 좋은 하루 보내라는 멘트까지...
 
사람은 이중적인 존재라는 말이 떠오르게 하는 아저씨였다.
 
 

어찌저찌 Wolfsburg까지 도착...
이동만 하는데도 배는 고프다

볼프스부르크에서 환승 할 때까지 시간이 3-40분 정도 비어 역 안에 있는 베이커리에 잠시 들렀다.
생각보다 맛있었던 샌드위치를 후딱 먹어치우고 다시 기차에 올랐다.

볼프스부르크엔 파이브가이즈도 있구나. 마인츠보다 낫다

그렇게 10분 정도 달려 도착한 기차역은 Gardelegen.
이곳에서 버스를 두번만 타면 드디어 도착!

완전 시골 기차역 느낌

하지만 첫 버스가 너무 늦게와 두번째 버스를 못타겠다는 판단하에 제 2안 실시...
그 방법도 버스를 두 번 타야 하긴 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버스 치고 꽤 비싼 편도 티켓

DB앱에서 여기서부터 교통권은 구매할 수 없길래 
설마 하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는데
다들 종이 티켓을 기사님에게 하나하나 보여주며 타고 있었다.
 
나는 기사님에게 따로 행선지를 말하고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다.
카드 결제가 안된다며 하는 말이 "우린 아직 거기까지 못 닿았어...ㅎㅎ"
진짜 내가 시골에 왔구나...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밭 사이를 달리는 버스

그렇게 첫 버스를 타고 20분쯤 달려 마지막 환승지에 내렸다.

차가 간간히 쌩쌩 달리는 도로 한가운데 내려졌다.
이날따라 날이 맑고 너무 추워서 20분을 기다리는 것이 한 시간 처럼 느껴졌다.
배차간격이 두시간인 버스가 안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조금씩 들고...
 
하지만 무사히 버스가 왔다.
멀리서 열심히 달려오던 버스는 내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작은 봉고차 사이즈였다.
 
어떤 할아버지와 함께 탑승하여 10분 정도 뒤 목적지에 드디어 도착 했다.

도시는 정말 조용했다.

정류장에 내려 아주 짧은 기쁨을 느끼고 다시 진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갔다.
사무실까지 걸어가 문 앞에서 담당자 '코레나'를 만났다.
나를 보자마자 내 이름을 부르며 환히 맞이해 주셨다.
 
그 분의 차를 타고 다시 내가 버스에서 내린 곳으로 돌아가보니 그곳에 우리의 숙소가 있었다.
Post라고 불린다는 우리의 숙소.
숙소관리를 해주시는 분 (피터였나..?)과 짧은 인사를 마친 후 숙소 이용에 대해 설명을 듣고 키를 전해 받았다.
나는 공용 주방과 바로 연결 되어 있는 5번 방을 배정 받았다.

나도 광각렌즈 있는 폰 사고 싶다

방이 내 예상보다 훨씬 넓고 깨끗해서 놀랐다.
소파도 두 개나 있다니, 내 마인츠 방보다 좋잖아...

뷰도 더 좋다

숙소에 키를 받고 들어오니 드디어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몰려왔다.
캐리어를 열고 딱히 별 짐을 못 꺼낸 채로 소파에 누워 쉬다가, 한시간 뒤에 다들 모여 인사하는 시간을 가진다길래 급히 장을 보러 나갔다.

쾌적하고 큰 마트에 비해 손님이 정말 적었다

1-2분 정도 거리에 바로 마트가 있어 금방 다녀왔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것들을 간단히 사서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얼마만에 보는 맑은 날씨인지

방에 돌아와 다시 누워서 쉬다가 
10분 뒤 모임장소로 바로 나섰다.
 
숙소 건물 바로 옆이 갤러리였는데 그곳에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예술가들, 예술가들과 짝 지어 도움을 주는 지역 주민 버디들, 그리고  이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모두 모였다.
나와 같은 참여자로는 아르메니아에서 온 리릿과 루시네, 네덜란드에서 온 소피, 중국에서 와서 독일에서 활동중인 르동, 베를린에서 온 팀까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을 빼고 총 여섯명이 있었다.
 
내 버디는 피터라는 풍채 좋은 할아버지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간단히 돌아가며 소개하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보니 지역 주민 버디들 중 80%를 차지하던 노인분들의 영어 수업을 직접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작년에 10주년을 맞이한 이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도 이런 영어 수업 덕 같다.

내 발에 엉덩이 붙이고 앉던 검은 멍멍이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 나누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기절하듯 잠들었다.
저녁엔 좀 추웠지만 방에 있던 모든 담요를 다 덮고 자니 버틸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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