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이 끝나가기 직전,
이번 학기 새로 옮기게 된 나의 반에서 교수님이 비공식적인 Exkursion(견학..?)을 제안했다.
3박 4일 동안 파리에서 이런저런 전시를 보고 오는 것.
언젠가는 파리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나는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렇게 학기 중 정신없이 가게 된 첫 파리여행...
독일의 고속열차인 ICE를 타고 가게 됐다.
출발지인 마인츠에서부터 4~5시간 정도 걸렸다.
전에 비엔나를 기차타고 일곱 시간 걸려 가 본 경험이 한 번 있어서 그런지 네 시간 정도는 수월했다.
파리는 너무 추웠다.
이미 파리에 와 본 동기 친구들의 팁을 얻어 3박 4일 동안 쓸 교통권 10개 묶음을 구매했다.
몽마르트르 언덕 즈음에 있던 우리의 숙소.
지하철역에 내려서 캐리어를 들고 수많은 계단을 올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교수님은 파리 동역 근처에서 숙소를 구해 이후 만날 약속을 잡은 뒤 일찍 헤어졌고
함께 간 친구 중 남자애들 둘, 우리 여자 셋 이렇게 따로 해 두 개의 방을 한 호스텔에서 예약했다.
체크인이 가능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탓에 일단 짐만 맡겨두고 교수님과 약속한 장소로 출발했다.
사크레 쾨르 성당으로 가는 길이 정말 아름다웠다.
우중충한 날들만 가득했던 마인츠와 달리 날씨가 좋았다.
신나서 피곤한지도 모르고 오르막을 열심히 올랐다.
우린 성당 안으로 들어가 한 바퀴를 쭉 돌고 나왔다.
그리고 교수님이 추천한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
성당에서 나온 우리는 귀스타브모로 미술관에 도착했다.
예상보다 전시 크기 자체는 작았지만 한 공간 안에 그림들이 빽빽하게 걸려 있어 다 감상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중 특히 벽에 달려있던 수많은 드로잉들이 정말 좋았다.
그 앞에 준비된 작은 스툴에 앉아서 하나하나 넘겨보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전시관을 나오고 급격히 배고파진 우리는 급하게 구글링 해서 근처의 피자집에 갔다.
난 버섯크림 파스타를 시켰고 맛있게 먹었다.
교수님은 피자를 조각조각 수십조각으로 자른 뒤 총 두 조각도 못 먹었다.
칼바람을 헤치며 걸어다니다 따뜻한 곳에서 배까지 부르게 식사를 마치니 몸이 확 풀렸다.
이 날의 마지막 스케줄 전에 잠깐의 자유시간을 각자 가지기로 했다.
백화점을 층별로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약속 시간이 가까워졌다.
교수님이 알려준 주소를 따라 Grande Halle de la Villette로 향했다.
이날 우리가 본 El Conde de Torrefiel이라는 공연.
다행히 스크린에 영어 자막이 함께 나와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이런 현대 공연은 너무너무 오랜만이라 흥미로우면서도 난해한 느낌 때문에 머릿속이 좀 복잡했다.
중후반엔 약간 졸기도 했지만...
공연까지 잘 보고 우린 각자 숙소로 돌아가 다음날의 바쁜 일정을 위해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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