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자르르 2023. 1. 9. 10:56

크리스마스 방학이 시작되기 전
2022년 마지막 달이 시작된 후

파리에 다녀와 나는 몸살을 크게 앓았다.
남자친구가 그 와중에 독일에 방문했다.

옆에서 내 병시중을 들어주다가 내가 슬슬 회복이 되어갈 때쯤 같이 작은 여행 계획을 세우게 됐다.
몸이 좀 괜찮아지니 돌아다니고 싶어 지나...

 

적당한 여행지를 고르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러다 슈투트가르트에 가게 됐다
우리 둘 다 가 본 적 없고
거리상으로 그리 멀지 않으며 적당히 대도시인 곳

일곱시 반 기차를 타기 위해 잠도 못자고 나온 우리

갈 땐 기차 자리 예약 안 하고 아무 곳에 앉아 갔다.

두 시간 좀 안 걸려 도착한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본격적인 도시구경 전
2박 3일 짐으로 은근 묵직했던 짐을 맡겨두기 위해
예약한 호텔로 먼저 향했다.

디지털노선이라니 현대도시란 이런것이구나

대중교통은 매일 1일권(5.3유로)을 끊어 다녔다.

숙소 옆에 있던 포르셰 매장

호텔에서 성공적으로 가방을 맡기고
우리의 첫 관광지인 포르셰 박물관으로 출발했다.

며칠 전 아바타를 본 우릴 놀래킨 포스터

이번에도 여행지에 도착한 순간부터 날씨가 정말 좋았다.

정류장에 크게 박힌 포르셰박물관 표지판

지하철 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거대한 건물이 눈에 띄었다.

우리가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매표소에 사람이 거의 없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학생 할인으로 한 사람당 5유로였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다.
대신 전시 자체가 좀 지루했다.
박물관이라기보단 그냥 차들을 주르륵 늘어놓은 느낌

 

재밌던 건 박물관 남 1녀 1 방문객들이
모두 같은 모습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는 점...
남자가 신나서 옆에 같이 온 여자 동행인에게 무언가
설명하는 모습을 아주 자주 볼 수 있었다 ㅋㅋㅋ

나의 원픽

다 보고 나올 때쯤엔 사람이 엄청 많았다.

기대하고 들어간 기념품샵도 생각보다 작고 건질 것이 없어
슬쩍 구경하다가 금방 나왔다.

중국음식은 언제나 맛있다

숙소 체크인 전 우린 한 중국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체크인 시간에 거의 딱 맞춰 호텔에서 해치워버리고
다음 일정에 늦지 않게 바로 이동하려 했지만...

아침부터 일찍 움직였던 우린
기절하듯 방에서 30분 정도 쓰러져 잠을 잤다.

그렇게 후다닥 나와 향한 다음 목적지는 벤츠 박물관!

이날의 콘셉트는 자동차박물관스 데이

미래도시같은 내부. 캡슐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이동한다

박물관 폐장시간 한 시간 십분 전에 들어간 우린 학생+저녁티켓으로 각자 3유로씩 내고 티켓을 구매했다.

전시공간 스케일이 너무 커서
솔직히 좀 바쁘게 돌아다녀야 했다.
관람 순서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향이었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하느라 힘들 일이 없어 좋았다.

 

비교하기엔 스케일 너무 차이 나긴 하지만
전에 다녀온 포르셰박물관에 비해 전시 구성도 정말 좋았고 방식도 신선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이곳을 먼저보고
포르셰를 저녁티켓으로 다녀왔어야 했는데...

여행내내 바른자세 캠페인(?)을 했던 우리 눈에 띈 작품

이렇게 중간중간 미술작품도
자동차들 옆에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관을 나오는 곳까지 볼 것이 가득했다.
나오니 해가 다졌네

하루에 박물관을 두 탕이나 뛴 우린
보상받기 위해 슈투트가르트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에 갔다.
딩켈아커!라는 유명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

둘이 다른 맥주를 시켰다

사실 슈투트에 가기 전 몰랐던 맥준데
여행하려 정보를 찾아보니 알게 되었다.

기대감에 차서 첫 모금을 마셨는데
생각보다 잉? 별로여서
일단 음식 나오기 전 기대감이 많이 떨어졌다.

Teigtaschen(독일식 만두)과 슈니첼을 시켰다

사실 난 한국에서의 돈가스도 별로 안 좋아해서
독일에서 내 돈 주고 슈니첼을 시켜 본 적이 없다.
항상 두 조각 먹으면 왠지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는데
저건 정말 눈 튀어나오게 맛있는 슈니첼이었다.

 

그동안 돈가스 좋아하는 사람과
넘을 수 없는 어떤 벽을 항상 느끼고 있었는데
웃기게도... 그들과 조금이나마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를 잠깐 걷다 들어가기로 했다.

슐로스플라츠에 가니 입이 떡 벌어지게 큰 관람차가 있었다.
그 근처에선 늦게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마켓이 작게 있었는데 그곳에서 글루바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얼음이 아닌 건조한 바닥에서 달려야 하는 반전의 스케이트장도 보고

 

예쁜 트리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잠이 부족했던 우린
비몽사몽 씻고 잘 준비를 한 뒤 바로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