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자르르 2022. 9. 12. 07:44

무스바흐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프로 직장인 친구는 부지런하게도
씻자마자 혼자 장을 보러 나갔다.

아침에 마실 맥주까지 사온 강한 직장인 친구

덕분에 기분좋게 맛있는 아침을 먹었다.

다시 만난 무스바흐 역

아침을 먹자마자 우린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무스바흐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놀이공원 Holiday Park에 가는 날!!
평균 나이 반올림해서 서른인 세 사람들에게
아주 딱인 여행지였다.

좋은 날씨를 몰고 다니는 친구

한 번 갈아타서 하스로흐 역에서 내리니 놀이공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이렇게 조용한 동네에서 몇 안 되는 사람이 모두 한 곳으로 향하길래 한 번 따라가 봤더니 맞는 방향이었다.
역시 모르겠을 땐 큰 무리를 따라가자...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기다리기

15분 정도를 기다리니 평범하게 생긴 버스가 도착했다.
시끌시끌한 어린친구들 무리에 섞여
우리도 버스에 몸을 실었다.

설레는 놀이공원 입구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가니
입구가 나왔다.
놀이공원에서 나오는 노래들은 다 비슷하다.

우린 어른답게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결재한 티켓으로
당당히 입장했다.

시작부터 기죽이는 자이로드롭

 

나이가 먹었어도 놀이공원은 신난다.
들떠서 어떤 것을 먼저 탈까 고민 좀 하다가
공원 중앙쯤 있던 아마존으로 향했다.

아래 파란 물총으로 놀이기구 타는 사람들을 맞출 수 있다

에버랜드 아마존과 정말 비슷하게 생겼다.
항상 만만하게 즐겨타던 놀이기구라 신나게 줄에 섰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대부분 2-30분 이내로 탈 수 있었다.

기다리면서도 주변에 볼 거리가 많았다.

짧게 줄 서는 동안도 기대 돼서 가만히 있기가 어려웠다.

신난 친구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독일의 놀이기구는 매우 강했다.

그냥 물에 빠졌다가 나왔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푹 젖었다.
코르크 샌들은 처음으로 물에 잠겨봤고
옷을 비틀면 물이 주르륵 나왔다.
한국에 있는 선풍기 드라이 존 따위는 이곳에 없었다.
그냥 젖으면 젖는 거다.

그렇게 물에 젖은 생쥐 꼴로 한참을 돌아다녀야 했다...

독일 놀이공원 다운 메뉴

약간의 충격을 받은 채로
급하게 진정용 간식 타임을 가졌다.
역시나 맛있었고 금방 회복됐다.

간단히 배를 채운 후
근처에 있던 작은 실내 공간으로 들어가 보았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들이 많았는데
그중 만만해 보이는 작은 롤러코스터 줄에 섰다.

무한 노동을 하는 두더지를 봤을 때 알아차려야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리 생각보다 훨씬 스릴 있었다.
마치 작은 혜성특급 같았다.
줄 설 때 봤던
무심하게 타고 있던 아이들의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이때부터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한 채 놀이기구를 탔다.

가장 재밌었던 놀이기구

다음은 W자로 된 레일을 따라 회전하며
빠르게 왔다 갔다 하는 놀이기구를 탔다.
간단히 말해 땅에 붙어 움직이는 자이로스윙 같았다.
이 놀이기구는 다른 것들에 비해 대기 시간이 좀 길었는데
정말 재밌었다.
적당한 스릴과 꽤나 긴 탑승시간...

그 후 아이스크림 좀 먹고 몇 가지 놀이기구를 더 탔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후룸라이드
각오는 했지만 역시 대단했다.
이번엔 남자 친구가 홀딱 젖었고
나도 욕조에 엉덩이를 담갔다 나온 느낌이었다.
정말 아찔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문제의 롤러코스터

이제 좀 어떤 식인지 파악했다고 생각한 우리는
놀이동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롤러코스터를 타러 갔다.

생각보다 그렇게 무서워 보이지 않길래
나도 별 걱정 없이 줄에 섰다.

죽음의 붉은 레일

독일에 오기 전
티익스프레스까지 떼고 온 나는 자만하고 있었다.
이 정도 평범한 롤러코스터야 뭐


하지만 독일은 역시 달랐다.
진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중간에 진심으로 그만하라고 소리 질렀다.
근데 다시 생각해도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잘 모르겠다.
적당히 높고 적당히 고불고불했는데

그냥 정신 차릴 틈을 안 주고
내 몸을 마구 내팽개치는 느낌이었다...

보면 헛웃음 나오는 회전그네

그리고 진짜 인상적이었던 놀이기구
무지아주굉장히 높이 도는 회전그네가 있었다.

저 얇은 줄에 몸을 맡기는 용감한 사람들

타는 동안 그대로 굳어버린 남자 친구...
난 오히려 비현실 적인 풍경에 그렇게 무섭진 않았다.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잊기 힘들 정도로 정말 멋있었다.

스카이 스크림이라는 놀이기구

셔틀을 타고 놀이동산에 오는 동안 스카이스크림이라는 놀이기구와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의 기사를 봤다.
진심으로 이 놀이기구에
성애적 감정을 느끼는 여성에 대한 글이었다. 이상한 두려움이 생겼다. 대체 뭔 놀이기구길래..? 이미 전 롤러코스터에 잔뜩 겁을 먹은 나는 포기하고 친구와 남친만 타고 오기로 했다.

열차가 뒤로 올라갔다가 앞으로 내려오고
저 위에서 스크류바처럼 마구 돌며 전진하는 놀이기구

둘의 후기로는 생각보다 시시했다고 한다.
심지어 전 롤러코스터보다 안 무서웠다고...
타볼걸 그랬다.

그렇게 우린 원하는 만큼 실컷 놀이기구를 타보고 나왔다.
셔틀 타는 곳 안내가 없어서
한참을 헤매다 겨우 놀이공원을 탈출할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무스바흐 숙소에 도착해서 저녁을 직접 요리해 먹기 위해 마트에 갔다.
하지만 웬일...
그날따라 코로나 확진된 마트 직원 때문에
일찍 문을 닫아버린 레베...

심각하게 배고팠던 우리 셋은 멀쩡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찾아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전날 모스카토 와인을 샀던 Buchert에 자리를 잡았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사람이 정말 많았지만
그 혼란 중에서도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특히 저 빠에야... 또 먹고 싶다.
거기에 맛난 와인까지 함께하니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직원이 모두 너무나 친절했다.
여태 가본 독일 지역 중 가장 따스한 곳이었던 무스바흐...

신나게 춤추는 사람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공연을 잠깐 감상한 뒤 숙소로 돌아왔다.
많이 돌아다니느라 피곤했지만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