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생각정리

2020.07.07

두부자르르 2020. 7. 8. 09:01

오늘은 이번 학기 마지막 플래눔 모임이 있던 날. 화상수업이 아닌 실제로 학교에서 만나 얘기를 하기로 했다. 

다음 학기에 우리 반 교수님이 잠깐 자리를 비우고 다른 분이 맡아주시기로 했는데, 그 분과도 얼굴을 틀 겸 귀찮음(...)을 무릅쓰고 집을 나섰다. 사실 요근래 나름 편한 친구들만 만나고 나가고 싶은 자리에만 참여했어서 오랜만의 대면 수업이 그리 달갑진 않았다.

아예 늦게 갈까, 그래도 정규 수업인데 늦는 건 좀 아닌가, 별 생각을 다하다가 20분 정도 늦었다. 미리 공지된대로 그릴에 구워먹을 음식을 가져가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다들 소세지나 샐러드를 챙겨올 것 같아서 그릴치즈를 사갔다. 도착하니 이제 막 시작하는 분위기였고, 난 그레타 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레타는 나보다 한 학기 먼저 입학했지만 어쩌다 보니 이번 학기에 나와 이 클라세에 같이 들어 온 동기가 됐다. 안부를 묻고 중간 중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타마라가 우리 쪽으로 다가와서 공식적으로 '그 분'을 소개했다. 여러 번 겪어도 싫은 자기소개를 돌아가면서 하고 그 분의 작업과 이번 학기 수업 계획에 대해 들었다. 사실 거의 안 들었다.. 아니 안들렸다. 

그레타는 얘기를 하다가 재미가 없었는지 다른 무리로 슬금슬금 갔다. 난 중간에 헬레나가 만들어준 압펠숄레 비슷한 술을 받아서 다시 자리에 왔고 얼마 안 있어서 헬레나도 옆으로 와서 대화를 하게 됐다. 인스타에서 디지털 작업한 걸 봤다고. 알고보니 이 학교에서 꽤 여러학생이 그 프로그램을 사용해 작업하는 듯 했다. 독일에서 계속 살기 위해 직업을 구해야 한다는 얘기, 옆 집에 동기 친구가 사는데 너무 좋단 얘기, 우리 실기실에 있는 컴퓨터 등등 얘기들을 나눴다. 난 그 때쯤 슬슬 피곤해지기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옆에 있던 린다와 다시 얘기를 하게 되었다. 또래여서 그런지 꽤 재밌는 대화들이 오갔다. 린다와 타마라는 그릴치즈를 먹는 날 재밌어했다. 다음 학기도 온라인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절방적인 얘기를 들었다. 여튼 뭐 코로나 시국엔 다들 사는게 비슷한 것 같다. 린다의 사생활도 나와 다를 것이 없었다. 틈날 때마다 누워있고.. 넷플릭스 보고...

그렇게 린다와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난 집으로 왔다.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으로 기분 전환도 하고.